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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report

함께 자라기

함께 자라기 애자일로 가는 길
김창준 지음

책 제목부터 요즘 핫한 키워드인 것 같다, 특히 IT 업계에서.


함께 자라기와 애자일.


나는 솔직히 두가지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 사람이다.

관심은 있지만, 2가지가 내 인생에 있어서 큰 의미가 있나? 라는 생각을 했다.

 

책을 읽고 나서 와 정말 여지껏 이런 걸 모르고 살았다니 같은 감탄사는 없었지만,

적어도 많은 회사에서 애자일 방식을 도입하고 싶어하는 이유는 어렴풋 알게 된 것 같다.

 

함께 자랄 수 있는 방법이 애자일이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선 많은 시행착오, 전사적인 지원사격, 열정적인 협조 등 많은 게 필요하다.

 

그리고 조직 내 한사람이 결코 모두에게 전파할 순 없는 게 애자일이란 것도 알았다.

아니 알고 있었지만 확실하게 혼자서는 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누군가 하려고 노력한다면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야 할 것이고,

내가 하려고 한다면 무수히 많은 이들과의 대화를 필요로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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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새삼스레 다시 느끼게 된 것은 대화의 중요성이다. 

책에서도 능력이 뛰어난 개발자는 대부분의 답변에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역시 모든 문제를 풀어가는 실마리는 대화에 있다.

 

연애를 할 때도 실망스러운 걸 알아차려 주길 바라지만, 결정적으로 해결을 앞당기는 건 

자존심이고 뭐고 일단 말하는 거다. 이게 똑같이 일할 때도 적용된다고 생각한다.

 

문제가 발생하면 공유하고, 해결 방법을 이야기 하고, 에로사항을 이야기 하고, 

이렇게 글로 쓰면 거창해보이나 실제로는 회사에서 매일 하는 일이다. 얼마나 많이 하냐, 하지 않냐의 차이일 뿐

 

책 내용 중에 있는 그래프도 제법 인상 깊었다.

업무와 내 실력을 함께 보았을 때 A에 속해 있을 땐 지루함을 느끼고, B에 속해 있을 땐 불안함을 느낀다.

이상적인 방향은 C에 위치하여 일을 하는 것인데, 회사라는 외부 요인이 있으면 이게 쉽지 않다.

책에선 이 때 이러한 지루함이나 불안함을 타파할 해결 책을 제시하는데, 이 점이 제법 공감갔고, 나의 회사생활을 돌아봤을 때 이런 식으로 하고 있는 것 같아서 신기하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했다.

 

책에서 소개하는 방식은 A에 속했을 때는 두가지 방법이 있는데,

하나는 의도적으로 내 실력을 낮추도록 조치 한다.

매번 잘쓰던 플러그인을 사용하지 않거나, 디버거를 사용하지 않거나 등등.

나의 경우 json 을 붙여 넣으면 data class 를 자동 생성해주는 플러그인을 쓰지 않고 해본 적이 있었다.

(시간이 있으니 이렇게 해서 플러그인 없이도 할 수 있도록 익히기 위해서, 하지만 여간 불편한게 아니었다..ㅋㅋ)

다른 하나는 의도적으로 난이도를 올리도록 조치 하는 것

몇 분, 몇 시간 안에 개발하기, 공식적으로 안해도 되는 업무를 추가하기 등등

나의 경우엔 후자로 리팩토링을 계속 했던 것 같고, 시간 제약을 두고 했던 것 같다.

 

B에 속한 상태일 때의 방법으로는

하나는 실력 높이기 이고, 다른 하나는 난이도 낮추기가 있다.

 

실력 높이기는 그 순간에 표가 나는 것은 없으나, 장기적으로 스터디 참여, 시니어에게 짝 프로그래밍 요청 등이 있었고

난이도 낮추기의 경우엔 자신이 맡은 업무에 가장 첫번째 목표를 달성하기 등이 있었다.

 

책에서는 테트리스를 빗대어 표현하고 있지만,

나의 경우에는 무언가 어려운 화면을 그려야 하는 경우, 인터랙션 표현이 어려운 경우 제일 처음에 시작되어야 하는 것을 먼저 그린 후 다음 단계에 도전하곤 했다.

 

업무라는게 매번 난이도가 같을 순 없기에,

성심성의껏 C의 수준에 위치해야하는게 매일 매일 일하면서 해야하는 노력인 듯 하다.

 

그리고 책 내용 중 한 문단의 소제목이 "이것도 모르세요?" 였고 내용은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방식에 대한 차이를 말하는데 공감하고 이해하려는 대화가 필요하다는게 중점적인 내용이었다.

책 속의 예시 대화는 개인적으로 약간 이런 느낌이다. 작위적인 공감성 대화가 섞인..?

 

절대 책 내용이 그렇다는게 아니다.

 

그냥 대화를 주고 받는 글을 읽다보니 아래 카톡이 생각나서 피식하는 정도 였다.

 

그리고 그 구절에서의 의미는 충분히 이해했다. 적어도 이것도 모르세요? 로 반문하는 대화보단 낫다고 생각한다.

특히 주니어라면 시니어의 이해가 안된다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볼 때 직접 이 말을 하진 않았지만 들은 기분이었을 것이라는 걸 상상하게 된다.

정말 최악일 것 같다. 들은 그때의 기분도 최악, 앞으로 일하면서 질문 할 때 마다 그 말 혹은 그 표정이 생각날 것이다.

 

이것도 모르세요? 는 많은 경우에 부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고 생각하고 가급적 쓰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회사에서 정색을 하면서 이렇게 말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겠지만, 말에 웃음을 좀 섞거나 00씨, 이것도 몰라 ~? 라고 하는 경우가 태반일 것 같다.

 

여러모로 안좋은 문장이라고 생각한다. 이 문장 후 앞으로 질문은 더더욱 없어질 것이고, 문제가 발생해도 혼자 해결하려고 하다 해결이 되지 않아 더 큰 문제를 야기하거나(책에도 있는 내용이다)..

저연차라면 자신감이 저하 될 것이고, 고연차라면 상대의 의견을 수용하지 않고 서로를 무시할 것 이다.

 

같은 회사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에게 참으로 조심해야할 문장이라고 생각한다.

애자일에 두발짝 멀어질 수 있는 문장이다.

 

그리고 이와 비슷한 단어로 어쨌든 도 있다고 생각한다. 난 어쨌든 이라는 단어도 가급적 쓰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어쨌든을 덧붙이는 순간 상대방의 의견에 대해 존중하지 않는 태도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난 전 직장에선 이를 경험했었고, 현 직장에서는 이를 경험하지 못했던 것 같다.

전직장 이야기는 솔직히 제 3자의 입장으로 듣기엔 너무 웃픈 일들이 가득해서 이야기 카테고리에서 써보려고 한다..(많관부)

 

지금은 감사하게도 좋은 동료들을 만났고 의견에 대해서 공유하는게 어렵지 않다. 오히려 말을 안하는게 더 어렵다 ㅋㅋ

이 책도 동료 분이 선물해주셔서 읽게 되었다. (감사합니다)

 

IT 업계가 이토록 문화에 많은 신경을 쓰는지, 일하는 방식이 왜이렇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해 알 수 있는 책이다.

책에 나온 이상향이 다 있는 회사를 상상해보면, 정말 가고 싶은 회사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주니어 때 읽는 것과 연차가 좀 차고 나서 읽었을 때 또 다르게 느낄 수 있는 책이라고 하는데, 책꽂이에 잘 보관해두었다가 24년에 또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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