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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제대로 된(?) 첫 연봉 협상을 돌아보며

제목은 "제대로 된" 이라고 칭하긴 했지만, 제대로 된의 기준이 무엇일지 다시 생각해보니 정의가 쉽지 않다.

 

근로자의 입장에서 "제대로 된" 은 무엇일까 ? 이 기준도 사람마다 가치를 두는게 다르기에 조금씩 다를 것 같다.

 

1. 1년 동안의 나의 기여를 인정해주었는가 ?

2. 인상률이 만족스러운가 ?

3. 1과 2 모두.. ? (이게 정답인 듯)

 

일단 이번 회사에서의 내가 제대로 되었다고 느꼈던 부분은

나의 실적에 대한 평가가 전 직장보다 체계적으로 이뤄진 부분과 구성원들에게 진심을 다해 대해준 점 이다.

 

후자는 사탕발림 일 수도 있다고 할 수 있겠지만(나도 집에 와서는 잠시 그렇게 생각했지만..)
그만큼도 안해주는 회사는 겪은 것과 들은 것을 합쳐보면 꽤 많은 것 같다.

 

그리고 진심을 다했다고 생각할 수 있었던 과정에는

회사를 다니면서 느꼈던, 회사가 나에게 해준 처사(?)가 밑바탕에 깔려서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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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만 보면

"아 이 블로그 주인 이번년도 다 우울하다고 하는데 혼자 연봉 협상 되게 잘됬나보네"

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나도 결코 만족할 수 없는 인상률이어서 연봉 이의제기 면담을 신청했었고, 면담을 통해 좋은 성과도 없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머릿속에선 아쉬움 가득과 어떻게 바짓가랑이라도 다시 한번 붙잡아 봐야하나 아님 이직 준비를 해야하나 나 퇴직금 언제 받지 적금 만기 얼마 남았지 집 언제 사지 차 언제 사지 등등등 고민이 가득한 상태다..


연봉 이의제기 면담 전,

칼을 갈고 준비를 해가서 무조건 더 받아내리라 라는 마음 반절과

이미 평가 때 내 모든 걸 보여주었고, 거기서 나쁘지 않은 성적을 받고, 그때의 면담에서 모두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어떤 어필을 더 해야하지? 라는 마음이 반이었다.

결국 조리있게 내가 아쉬운 금액을 솔직하게 말하고, 조정 가능 여부를 묻자라고 생각하며 면담을 갔다.

 

면담의 결과는...슬펐다..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지만 이미 끝났구나를 실감했다.................ㅋ

 

면담을 통해 잘되진 않았지만, 한 것에 있어서는 후회는 없다.

오히려 사정에 대해 설명을 듣고 나니,(많이 자세하진 않지만) 속상하긴(좀 많이) 하지만, 아주 조금의 이해심이라는 것이 생길 수 있었던 자리였던 것 같다.

 

제안받은 연봉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한번쯤은 해보는게 좋은 것 같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래도 여태 살면서 말 잘한다 소리를 더 많이 듣고 살았었는데,,

그 날의 내 화법이나 단어 선택 등을 돌아보면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느껴진다.

 

아쉬운 점은 2가지이다.

1. 액수를 말하는 데 눈치를 본 것

당당하게 이야기 했어야 한다.

근데 막상 말을 하려니 회사 사정 뻔히 알면서 눈치 없는 놈이라고 생각할까봐 쭈뼛쭈뼛 거렸던 것 같다.

그래도 최저 최고 생각했던 금액은 다 이야기 하긴 했다....ㅋ

하지만 말투나 비언어적인 표현을 다음엔 더 신경써야겠다.

 

2. 돈돈돈은 뒤로 숨겨야 한다.

리더님이 지적해주신 부분, 이 부분은 딱 말을 해주셨을 때 조금 창피했지만

듣고 나니 내가 저런 사람인 것을 말하고 싶었던 건데, 왜 말을 그렇게 밖에 하지 못했지..? 라고 생각이 들었다.

너무 부드럽게 표현을 좀 고쳐보자 ~ 라고 하시며 알려주셨다.

아마 창피했으니 평생 기억할 듯.(감사해요)

 

간략한 내용은 모든 사람은 돈을 좋아한다. 하지만 그걸 굳이 노골적으로 들어낼 필요는 없다.

더 좋은 표현이 많이 있다. 그걸 애용하자 였다.

 

기쁘게 끝난 연봉 협상은 아니었지만, 돈만 뺀다면(ㅋㅋ) 오히려 좋은 경험이었다.

 

이 과정에서 운이 좋게도 서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회사에 다니고 있어서 내 의견을 말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경청하고, 받아들이려는 노력을 해볼 수 있었다. (그렇다고 매사 남의 말 안듣는다는 소린 아니다;; 더 노력한다는 의미!)

 

그리고 인상률과는 별개로 나의 실적에 대해서 정량적으로, 정성적으로 모두 노력한 만큼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만족스럽지 않은 인상률이어도, 바로 이직을 결심하는게 아니라

회사의 상황을 이해하려는 마음(...)이 생길 수 있었다.

 

가장 놀라운 점은 돈이 제일이라고, 해마다 이직을 생각하던 내가..

인상률이 손톱만큼이어도 남아있을까 라는 고민을 하게 되었다는 점..(제일 친한 친구도 놀라워 함..ㅋㅋㅋ)

 

그만큼 회사가 나를 대하는 태도, 좋은 동료, 계속 쓰는 내용이지만 얼마나 진심인지..

이런 부분이 돈과 동등하게 고민할만큼을 만들어 주는 것 같다.

 

오히려 슬픈 쪽에 가까운 결과이긴 하지만, 그 과정에서 나의 회사 선정 가치관(?)에 하나 새로운 길이 열린 기분이다.

 

이 글을 보는 다른 분들은 연봉협상 잘 하시길..(아니 솔직히 잘 안했으면 좋겠다 배아파서 나 어떻게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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